4. 무도의 학문화를 위한 준비
 필자는 한국의 전통무예의 현황과 과제에 대하여 조사한 바가 있다. 이에 의하면, 한국 전통무예의 문제점은 (1) 전통성의 취약과 혼란, (2) 우월성의 과시, (3)비전성의 강조, (4) 무의식 적인 일본화, (5) 급조된 철학화, (6) 무분별한 상업화, (7) 다양한 변용의 시도이다. 그러나 이러 한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만은 아니였고, 동양무술계 전체에서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통무예의 현대적 과제는 첫째 철학화, 둘째 조직화, 셋재, 체계화, 넷째 대중화라고 생각한다.
 무도학회의 발족으로 이중 둘째와 셋째의 과제는 어느 정도 이루어 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무도의 철학화와 대중화는 지금부터 추구해야할 문제로서 형식이 아닌 내용이란 측면에 서 무도인들의 깊은 성찰과 노력에 의해서 달성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면으로 심화되지 못한 무도는 한낱 폭력으로 비추어 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도의 학문화를 위해서는 형식과 내용의 조화 그리고 규격화가 필요하다.
 그 동안 무도관련학과에서는 무도의 본질을 추구하기 위한 과목이 적었고 이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또한 미약했다고 본다. 또한 각 대학에서 무도전공의 학과를 개설하려고 할 때 단순히 현재의 수요, 공급만을 생각하여온 경향이 있다. 이것보다는 새로운 수요를 창조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현재의 무도를 완성된것으로 인식할 수는 없다. 순수학문과 달리 실용적 학문의 경 우는 학자이건 학생이천 아니면 수련~1이건 간에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 현재 태권도,유도, 경호학과, 격기학과에서 양성하고 있는 무도인들의 수는 공급과잉인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실제로 현재 우리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무도지도자는 공급과잉인 것이 사실이다. 이에 무도 전공 출신 지도자들이 도장을 개설하면서 동시에 체육관을 개설하거나 체육관의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하려고 하다보니 무도인들은 오히려 체육의 다양한 분야 즉, 수영, 헬스, 운동처방 등의 지도자로 편입되고 있다. 이러한 무도의 체육에로의 편입과정 속에서 무도는 점점 그 살길을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러한 무도지도자들의 영역확대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무도 지도자로서의 역할보다는 체육인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게되고 무도의 본질이 점점 축소되는 정 향으로 나타나게 된 다.
 따라서 무도인들이 체육과의 차별화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무도의 본질추구를 위한 노력과 무도를 필요로 하는 대중적 수요를 늘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니면 기존의 서양위주의 체육학에 대한 또 다른 시도 내지는 영역확대로서 동양 체육학으로서의 무도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발하려는 노력으로 나타나야 할 것이 다. 무도의 가치 는 여 타 학문의 가치 와 동일 한 가치를 가져 야 하며, 인간 삶의 가치에 도움이고 여타 종교가 지니고 있는 공동윤리에 바탕을 둔 '공동 선'을 지향해야 한다. '이리에 코우헤이'는 무고를 학술적 으로 해명하는 관점 을 크게 무도의 운동학적 연구와 무도의 문화 연구로 나누면서 어느 것이든 현실에 존재하는 신체 문화로서, 무도를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지만 운동학적 연구는 기술 그 자체를 해명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고, 문화론적 연구는 현실로서 존재하는 무도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를 인문□ 사희학적 관점에 의해 구명하려고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한편, 보다 넓은 세계에 존재하는 무술의 실태를 스포츠인류학적으로 조사연구하고, 비교 연구함에 따라 나아가 무도의 문화적 특성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이와 같은 활동을 통하여 진정한 무도의 국제화가 시작된다고 하였으며, 이를 위해 각국의 무도문화연구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네트워크의 조적 화가 불가피하다고 하였다, 이제 한 나라만의 무도는 학문의 차원에서 성립하기가 힘들다. 특히나 21세기에는 모든 정보가 공유되어 국제화된 개념이 더욱 필요하다.
 무도를 과학화(특히 자연과학적 분석적인 태도)하려는 시도는 체육학의 일반적 내용과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무도의 체육학에의 종속내지는 편입으로 이어지게 될 우려가 있다. 이에, 무도가 삶의 의미 발견과 같은 종교성, 윤리 성 을 확보하지 못하고 이러한 방향으로 학문화하지 못한다면 체육학으로 남는 것이 더욱 유리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무도의 속성에 대한 정확한 이패가 필요하다.
 필자는 무도학에서 무도의 기능성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도에서 남을 제압하는 폭력적 기능은 외형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일지는 몰라도 언제나 부차적인 것으로 남아야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무도가 스포츠로서 경기력 향상이나 기능향상만을 외칠때 무도는 일반 스포츠와 구별이 되 지 않기 때 문이 다.

5. 맺는 말 - 무도학희의 역할과 책무
 체육학회를 비롯한 우리 나라의 대부분의 학회는 외래의 학설이나 이론을 도입하고 소개하면서 그것을 자신의 것 인양 위장하는 성숙하지 못한 면이 많이 있었다. 논쟁을 통해 이론을 생산해내려는 노력 보다는 수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았다. 이러한 비 판에 대해 이제 우리 사회에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학문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러한 노력은 다양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동안 무도를 연구하는 학술단체는 구성원에 있어서 수적으로 적었고, 연구역량에서 타 학문에 비해 뒤졌지만 우리 나라 무도인들이 각종 대회와 활동에서 보여준 영향력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도학회의 역할과 책무가 제대로 인식되어 무도학회의 기능이 제대로만 이루어진다면 실기 못지 않게 이론에서도 무도전공자들의 위상이 대단히 높아 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무도학회를 이끄는 참여자들은 자신의 역할과 책무를 바르게 인식해 야 할 것이다.
 학회는 대학이나 학과 그리고 개인이 하지 못하는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특히 국내외 학술정보 및 학자들의 국제교류 및 국내교류를 지원하고, 경우에 따라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능을 가지고 국제교류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또 정기 학술정보지를 발간하고, 하위분과의 학술정보를 지원하며, 무도에 관한 학술정보릍 축적 하고, 각종 학술회의를 개최하며, 학술지와 학술소식지를 발간하여 새로운 정보를 회원들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각종 분과위원희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조직과 운영을 원활히 하게 하고 회원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혜택 이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금과 회원을 확보, 이러한 사업을 하기 위해 학회 이름으로 각종 수익 사업을 실시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무도학회는 우리 나라 무도학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바로 정립하고 무도의 각종 이념과 제도를 바르게 수립하여 후학과 후세들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무도관을 심어줄 수 있는 학술단체 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단체가 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할 때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성실한 비판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 그 동안 타성으로 남아있던 각종 무도의 분야별 出身문제 또는 계파의 문제 둥도 서서히 정리해야 한다. 뒤에서 싫은 소리를 해오던 것을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당당하게 앞에 서서 이야기 하는 분위기 를 만들어 야 한다. 분명 처음에는 몹시 신경에 거슬리고 싫을지는 몰라도 발전을 위해서는 올바른 소리라면 겸허히 받아들이는 아량을 가져야 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도 예절과 예의를 갖추어 무도인으로서 부끄럽지 않는 자세로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야한다.
 또 별로 남아있지 않는 선각자들이나 선배들의 유물이나 자료들을 정리하고I 상업시설에 있는 각종 도장의 현실적 문제 등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이다. 그리고 무도를 전공하는 들이 평생을 바쳐 이룩해낼 수 있는 연구과제들도 생각하고 이것을 실천할 수 있는 장을 눌려 학자 제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