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격투 발차기, 조희근>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퇴법(腿法)의 응용과 요결(要訣)


1. 기격(技擊)과 퇴법(腿法)

기격의 기본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필히 이 다섯 가지의 내용을 명백하게 숙지하기를 강조하는 이유도 그것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무술 수련에서는 수법(手法), 안법(眼法), 신법(身法), 보법(步法), 그리고 퇴법(腿法)을 중시한다.

수법은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거나 공격하는 데 필요한 법칙이나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기 위해 손을 사용하는 기술 전체를 뜻한다.

안법은 상대의 공격이 어느쪽으로 진행될 것인가, 어느쪽으로 피하거나 이동할 것인가를 알아 내는 방법이며 신체의 특성을 면밀히 관찰하고 수법을 충분히 이용한 경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왼손이 나오려면 오른 손이 뒤로 가고 허리가 틀어진다. 만약 오른발을 찬다면 왼어깨가 기울어지고 몸이 왼쪽으로 옮겨진다. 이에 따라서 적절히 판단하여 기법을 운용하는 것이다.

신법은 체중의 이동과 몸의 탄력성을 이용하는 것이며, 신법으로 상대의 공격을 약하게 줄이거나 자신의 공격을 강화시킨다. 수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보법은 발의 움직임, 즉 전진, 후퇴, 도약, 회전 등 매우 중요한 것이며 복잡하고 어렵다. 수법은 오랜 수련을 하지 않아도 흉내낼 수 있지만 보법만큼은 수련 기간이 짧으면 활용할 수 없다.

퇴법은 발로 차고, 때리고, 걸고 미는 각종의 기법을 통칭하는 것이며 변화가 많다. 퇴법에서는 무릎을 사용하여 공격하거나, 발끝으로 공격하기도 한다. 발뒤꿈치도 사용되면서 발의 측면과 발의 안팎을 사용하는 교묘하고도 복잡한 격투 기술이다. 물론 퇴법 한 가지만을 사용하다면 매우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된다. 주로 강법(剛法) 계통의 무술에서는 발을 매우 중요시 한다. 사실상 발차기의 위력은 손보다 세며 치명적인 공격을 원한다면 수법과의 조화를 시켜야 한다. 보편적인 무술에서는 발을 차면 보버과 퇴법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중국 무술에서는 퇴법을 사용할 때는 수법과 보법이 조화되어 쓰인다. 손의 기술로 상대를 잡아끌거나 밀어서 균형을 잃게 하고 퇴법에서 공격하려는 위치에 상대의 몸의 중심이 모이게 한다. 따라서 상대는 공격을 받으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보법은 상대의 사각으로 들어가거나 반격을 받지 않을 곳으로 피하는데 쓰이고 전진이나 후퇴시에 추진력을 얻게 된다. 그렇다고 어느 한 가지를 중점적으로 수련해서는 안 되며 전체가 조화되도록 수련해야 한다.

격투에서는 타상취사(打上取下), 타하취상(打下取上) 등의 용어가 쓰인다. 예를 들어서 상대의 눈을 공격하면 상대는 이것을 막으려 한다. 이 때문에 다른 공격을 생각하지 못한다. 이를 노려서 낭심을 공격한다. 이러한 원리의 기법이 취안요음퇴, 양시척퇴 등의 종류이다. 상영하축(上影下蹴), 성동격서(聲東擊西) 등도 같은 뜻이며 병법의 이론을 바탕으로 기법을 설명한 것이다.

퇴법을 사용하여 상대를 공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신속하고 민첩하며 주심이 흩어지지 않는 것이다. 덮어씌우듯이 차는 공격이라든지, 돌아서 차는 것은 돌거나, 일으키거나, 몸의 방향을 뒤집거나, 동작을 마치고 내리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 된다.

퇴법은 강력하고 파괴력이 있다. 그러나 그만큼 위험성이 많은 기법이다. 더구나 낮은 공격이 아닌 높은 공격을 한다면 더욱 위험도가 높다. 관절의 움직임이 손보다 둔하기 때문에 방어에도 쉽게 걸린다. 이런 단점을 보강한 기법이 봉수(封手)를 사용한 차기나 양시장(亮翅掌) 등을 사용한 기법이다.

퇴법은 무술의 각파에 한 두 가지 종류는 반드시 들어있다. 특히 북파의 무술에 차기가 많다. 문파마다 차기의 기술을 뜻하는 자결(自訣)이 있으며 특징이 있다.

2. 퇴법의 경력(經力)

차기는 무릎, 소퇴(小腿), 족첨(足尖), 족근(足外) 등이 유연하고 영활해야 한다. 퇴법에는 상, 하, 직(直), 횡(橫), 사(斜) 등 다섯가지 종류의 경력이 있다.

상경은 위로 차올릴 때 쓰는 경력이며 차기 전에 먼저 다리를 약간 굽힌다. 이 때 등을 둥글게 하고 배를 움추린다. 발을 찰 때는 발끝을 쭉 뻗어 내는 식으로 하며 처음의 연습은 털어 내듯이 찬다. 소위 말하는 탄경이라는 것은 움추렸다가 펴지는 것으로 스프링을 누르면 반사적으로 튕겨져 나온다. 이같은 원리를 이용하여 압축에서 힘을 얻어 발사시키는 것이다. 차올릴 때는 힘을 가해서 쭉 뻗지만 내릴 때는 완전히 힘읗 빼고 수축시킨다.

하경은 먼저 가볍게 들어서 내리면서 등을 펴고 힘을 가중시키는 방법이며 팔의 움직임이 도움을 준다.

직경은 근보나 원후보와 함께 사용하여 정면으로 뻗어 차는 것이며 상체를 약간 되로 숙인다.

횡경은 옆차기, 원앙각,파각, 이합퇴 등의 연습에서 얻어지며 회수의 동작을 연습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사경은 비스듬히 튕겨 내며 옆구리의 비틀림이 많은 도움을 준다.

발차기의 연습을 무릎 관절과 발목 관절, 사타구니의 고관절을 유연하고 탄력이 있게 훈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3. 북파무술의 퇴격법

장권을 비롯한 대부분의 북파 무술에서는 척(?), 타(打), 솔(?), 나(拿), 박(撲), 추(推), 당(撞)을 대련시의 중요한 기법으로 여긴다. 여기에서 척이 곡 퇴법을 뜻하며 제일 중요한 위치에 있다. 척이란 퇴격을 사용하는 방법이며, 상 중, 하와 전, 후의 어느 방향으로나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차기는 그 수련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실전에서늬 퇴격에는 장점이 많다. 퇴격은 원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다는 거리상의 이점도 있지만 발경이 가장 격렬하고 그 위협적인 힘은 무기에도 가름할 수 있다.

특히 북파에서는 장권의 각종 기본공에 익숙해 있지 않으면 대련 등의 겨루기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상대를 공격한다 하여 무조건 강하고 세세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몸을 조여 주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유연하게 힘을 빼고 풀어 주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곧게 차거나 차올릴때는 힘을 모아 자세를 조여 주지만 차내리거나 걸쳐 낼 때는 힘을 풀고 유연하게 대처하여 채찍을 휘두르듯이 사용한다. 차기를 할 때는 상대와의 거리에 따라서 사용하는 경력을 달리한다. 숙달된 사람은 몸이 거의 붙어 있을 정도에서도 위력적인 발차기를 할 수 있다. 연습을 할 때는 벽을 향하여 원거리에서 점차 접근하면서 차는 연습이 좋다. 비종문(비(秘)종(宗)문(門))의 점당퇴, 점과퇴 등은 실전에서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퇴격법에서 더욱 중요한 것이 보법이며 보법은 퇴격의 위력을 증감시킨다. 퇴격에서는 허리의 역할이 다른 어떤 기법보다 중요시 된다. 허리의 유연성에 따라서 기법의 경력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허리나 복근을 강화하는 것은 의미가 깊다. 실전적 공격에서는 옛부터 '기퇴불과요(起腿不過腰)'라는 말이 있다. 상대와 나의 격투 역량이 비슷한 경우라며 발을 낮게 쓰는 사람이 이길 확률이 높다.

4. 퇴법요결(褪法要訣)

쩓버을 성공적으로 마차려면 보법이 영활해야 함을 누차 강조했다. 멈추거나 진퇴나 전환, 측보 섬전등나(閃展騰?) 등이 적절하게 쓰여야 한다. 만약 잘못되는 경우를 경(輕), 부(浮), 활(滑), 허(虛) 로 표현한다. 이와 반대로 침(沈), 실(實), 정(定), 중(重)이 되려면 참춘(站椿)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퇴격법으로 적을 대적하는 데는 영(靈), 찬(鑽), 유(溜), 독(毒)이 필요하다. 이것을 다시 바꾸어 표현하면 경교영활(輕巧靈活), 습격공당(襲擊空?), 숙련정순)熟練精純), 한악격렬(?惡激烈)의 4대 요령이다.

영은 기격 일체의 요구되는 영활성이고 퇴법에서는 침(沈)이며 뜨지 않고 빨라야 한다.

찬은 헛점을 공격하는 것인데 습격함을 말한다.

유는 끊어짐 업시 매끄럽게 숙련된 상태를 말하고 출신입화(出身入化)의 경지를 말한다.

독은 잔인한 공격 목표를 나타내는 것이며 무릎을 차 부수거나 경골, 발등, 뒤꿈치 등 어느 곳이나 공격하고 신체를 완전히 무기화 하는 것을 뜻한다.

5. 퇴격의 주요 목표

정면에서는 코, 태양혈,귀 뒤쪽, 눈, 목, 심와부,중완,복막, 낭심, 사타구니, 무릎, 경골, 손목, 손등, 발등이 주요 공격 목표가 된다.

또 겨드랑이나 허리 양쪽의 요안, 척추선, 뒤통수, 목의 경추, 신주혈, 명문, 지실, 장강과 위중, 곤륜 등도 목표이다.

물론 어떠한 곳을 어떤 기법으로 차야 한다는 완전한 원칙은 없다. 작은 힘으로 큰 타격을 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부위나 목표의 부위를 결정하게 된다.

특히 뒤꿈치나 발의 앞부리는 일정한 급소를 공격하기에는 좋지만 목표를 정확히 맞추기가 어렵다. 움직이는 상태에서 명중을 시킨다는 것은 비행 물체의 속도를 계산하여 미사일을 발시시키는 컴퓨터와 같이 재빠른 반사 신경이 작용되어야 한다.

안법과 신법은 거리와 타이밍을 계산해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대와의 거리나 시간차 등은 공격 기술의 다양화로 조절할 수 있다. 근접 거리에서는 어떻게 하든지 상대와 접촉하여 잡거나 당겨서 공격하도록 한다. 원거리에서 뛰어들어갈때는 상대에게 공격의 길목에서 반격당하지 않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의 중심을 흩뜨려야 하고 자신은 쌍중(梔重)의 보법이 되지 않도록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