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무도론(武道論), 대한미디어>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무도의 본질(本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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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력(武力)과 폭력(暴力)

 무력은 올바른 규칙에 의한 힘의 행사이지만 폭력은 규칙이 없는 힘이다. 무력의 규칙은 소위 격투경기와 같이 타율적으로 규제되는 규칙에 의한 것은 있지만, 반드시 그것에 한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스스로 자신의 동작을 규제하는 경우도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오히려 자기규제에 의해 행하는 쪽이 무력의 본질이었다.
 

폭력에 규칙이 없다는 것은 폭력은 무한정의 힘이고 살상의 위험을 초래하는 힘을 의미한다. 무력의 발생은 역사적으로 올라가면, 폭력의 존재를 전제로 그것을 극복제압하기 위하여 연구되었다. 그 무력이 일련의 기술체계를 갖추었을 때 무술이나 무예라고 하였다.

 무술은 무사계급과 함께 발달했다. 헤이안시대 말기에 무사가 태두에서 메이지유신을 맞이하였고 이것이 붕괴될 때까지 약 700년간 눈부신 발달을 하였다. 전반의 400년과 후반의 300년대로 대별된다. 전반은 갑옷과 투구착용의 전장무술이 발달하였고 후반은 평복의 호신무술이 크게 발달하였다. 전장무술과 호신무술의 차이는 두가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로 '전장무술'은 특정의 이데올로기를 고수하기 위한 무술이고 정치적 의도를 수행하기 위해 무력이 사용된다. 그렇지만 '호신무술'은 개인의 생명을 지키는 것을 목적으로 무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치적 의도는 없는 것이다. 몰론 무술인이상 호신무술의 의의를 무시할 수 없지만 사화사정의 변천과 사상의 변화에서 지도이념을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기술면의 차이이다. 전장무술은 갑옷이나 투구로 몸을 감싸고 상대의 공격에서 몸을 보호하는 것이고, 호신무술은 간소한 평복차림이기 때문에 격투의 형체나 기술면에서도 상당히 다르다. 예를들면, 검술에서는 거합술이 크게 진보해서 필습되었고 유슐에서도 조르기가 필습되어 언제, 어디서, 어떤 공격을 받아도 몸을 보호하기 위한 급소지르기나 꺾기의 정묘한 기술을 발달시켰다. 무술기술의 성격은 다음과 같이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죽여서(殺) 폭력을 제어하는 경우
(2) 상처(傷)를 입혀서 폭력을 제어하는 경우
(3) 살상(殺傷)하지 않고 폭력만을 제어하는 경우

 검도의 기술구성은 일도양단(一刀兩斷)의 살(殺)을 목적으로 했고, 유술의 중심기술은 기울여서, 제압하는 것(누르기)를 목적으로 했다. 결국 무술에는 검(劍)과 유(柔)를 양극으로 하여 그 중간에 창, 장도, 장(杖)등과 더불어, 맨손의 타돌축(?)의 기술 등 많은 종류가 있다.

 폭력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살(殺)에 의한 것도 피할 수 없다. 현대의 생명존중 시대에도 정당방위로서 살인은 법률로 인정하고 잇지만, 무술사의 가르침에 따르면 일부 사려깊은 무술의 달인은 기술의 오묘를 다했을 때 정신면에서는 자각에 근본을 둔 자기규제에 의해 살(殺)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발달했다. ..........

 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검의 본의에서 살(殺)을 부정하는 것은 일견 모순과 같이 생각되지만, 그것이 소위 무력과 폭력의 차이를 의미하는 핵심이 된다. 무력이 폭력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폭력에지지 않는 강한 기술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폭력이 무한정하고 위험한 힘이라면 그것보다 우수한 기술력을 무력이 가져야 한다.

 그러나 옛부터 '백전백승은 선이 아니고 싸우지 않고 상대의 군사를 굴복시키는 것을 선(先)의 선(先)이라 한다.'<孫子>고 했다. 결국 무력의 의미는 어원적으로 창(戈)을 멈추게 한다(싸움을 그만두다)는 것이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을 이상으로 했다. 그것은 무력의 지향이 무위에 의해서 폭력을 제압하는 것이고 무력의 근저는 무덕(武德)이고 폭력을 미워하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다라는 도덕성을 갖고 잇기 때문이다.

 무술의 배경에는 유뷸신노장(儒佛神老壯)의 사상이 침투되었다. 옛부터 우수하고 교양이 높은 무술가는 기술에서 도(道)로 탐구하고자 노력하였다. 무도의 특성이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도(道)를 구하는 마음이 무심이고, 폭력에 굽히지 않는 강한 마음이다.

2) 기술에서 도(道)로 - 극기내성(極己內省)의 도(道)

 ' 화(和)하는 마음'과 '다투는 마음'은 같은 마음의 짓이다. 같은 마음이 놓여지는 환경에 따라서 변한다는 것이다. 평상시는 2마리의 강아지가 재미있게 놀고 있지만, 공복을 느끼고 굶주림을 견디고  있을 때 한 조각의 고기를 놓고 다투게 되고 사투까지 벌리게 된다. 인간은 이것을 조정할 수 있는 지혜가 있다. 그렇지만 그 조정의 어려움을 오래된 무술의 도가(道哥)가 가르치고 있다.

마음이야 말로 마음을 현혹시키는 마음이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마음을 허락하지 않아야 한다.

 인간의 마음을 선으로 보거나 악으로 보는 것은 소위 성선설과 성악설로 분류되는데 예부터 이 양설을 중심으로 교육, 도덕, 종교, 정치, 법률의 분야에서 많은 논의 가 교환되었다. 동서를 불문하고 교육의 대도로는 공맹(孔孟)의 가르침과 같은 왕도(王道)가 설명되었지만 한번 화(和)가 깨져서 다투는 장에 처하게 되면 궤도(詭道)로서의 손오(孫吳)의 병법이 설명되고 전쟁론이 논의 되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무예, 무술의 발생은 폭력은 전제로해서 이것에 대처하기 위한 기술이엇다.

 따라서 어떤 종류의 무술이라도 혼신의 기술을 닦는 것은 없었다. (?) 물의 위험에서 몸을 보호하는 경우, 수영은 무예에 속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 달린다, 뛴다라는 것도 무예에 속한다. 스포츠에서의 구기는 원래 유희본능에서 생겨났지만 격기로서의 무도는 투쟁본능에서 원점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우수한 무술가는 투쟁심을 훈계해서 '화(和)의 무도'로 높였다.

 말할 것도 없이 무사의 표예였떤 무술은  무사도의 이념을 배경으로 발달했다. 에도시대의 교의무사도(敎義武士道)가 완성기에 접어들었을 때 야마시가의 <무교소학>이나 다이도지의 <무도초심집>의 명저가 있다.

 도(道)를 건 무사생활의 자세가 남김없이 기록되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분의 헛됨이나 빈틈없는 생활태도를 가르치고 있다. 이것을 관철하는 것은 '목숨(死)'을 걸고 사명을 달성하려는 강한 정신이었다. 무사도의 도에는 역사적 발전이 있었따. 겐페이(源平時代)의 주종관게의 도에서 바꾸한(막부체제하)의 무사계급의 도가 되었고 메이지유신을 획으로 국민의 도로 무사도의 역사적 변천이 있었다.

 무사도의 윤리는 엄한 환경속에서 살기 위한 대립적 위기의식을 근본으로 싹이 자랐다. 평화공존을 모토로하는 현대에는 용납되지 않는 것이 있다. 그렇지만 '死'의 윤리라는 무사도는 필연적으로 종교적 내성과 자각을 동반한다. 이것에 선사상등의 영향을 받아 밖으로 향하는 대립의식은 일전해서 스스로의 마음속으로 향했다. 그래서 극기내성의 道로서의 무사도로까지 심오해졌다. 즉, 투쟁에 대처하기 위해 연구된 무술이 궁극적으로 마음의 탐구로 귀착된 것이다. 드디어 살상의 기술을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전술한 바와 같이 야규뮤네요시는 검법의 극의를 무도에서 구하였고, 시마디겐잔은 '군자의 검'을 이상으로, 야마오가는 일도류를 '무도류(無刀流)'로 변경했다. 한편 에도시대의 평화사회에서 크게 유행한 유명유술 중 많은 것이 살상을 부정하면서 폭력만을 제어하기 위한 무너뜨리기와 누르기 등의 기술을 발달시켰다.

 '산중(山中)의 적은 제압하기 쉽고 심중(心中)의 적은 제압하기 어렵다' 이것은 무술에 뛰어난 수행자의 감회였따. 이것이 기술이 통해서 도에 이른다는 무도의 긍지이고 신무불살(神武不殺)이나 화(和)의 무도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에도시대에 <천구예술론(天狗藝術論)>을 나타내고 <무도즉생활(武道卽生活)>의 태로를 주창한 일제운산자(佚濟橒山子)는 '선승(禪僧)에 정을 하게 하고 한방면의 대장으로서 적을 치기에 어찌 공을 세우지 않으랴. 그 마음은 녹노망상(鹿勞妄想)의 여축이 없다고 해도 그 일에 숙련되어야 하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 심법(心法)에서도 아무리 禪의 깨달음을 얻어도 구체적 기술을 통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고 제창했다. 기술에 입각해서 도에 이르기까지 무도수행의 독자성을 강조한 것이다.